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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승모의 정신 맑은 세상 16 - 이사 자주 다니는 당신의 아이..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1-12
이메일 hanjungwoo.82@gmail.com
[이사 자주 다니는 당신의 아이 자살할 위험성이 높아진다면...]

맹모삼천지교(孟母三遷之敎)라는 말이 있다. 맹자의 어머니가 아들을 가르치기 위하여 세 번이나 이사를 하였다는 것이다. 하지만 잦은 이사 때문에 겪는 스트레스가 자녀의 자살률을 높일 정도로 심각한 영향을 끼친다는 연구결과가 최근에 나왔다.

자살시도를 해서 병원을 방문한 11~17세 청소년을 대상으로 덴마크에서 이루어진 연구에 의하면, 3번 이상 이사한 집안의 청소년은 이사를 한 적이 없는 청소년에 비해 자살시도가 2배 더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10번 이상 이사를 다닌 청소년은 대조군에 비해 자살시도가 4배 더 많았다.

친구 관계의 단절, 새 환경에 대한 불안과 스트레스가 청소년에게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 자신이 낯선 곳에서 정착하는 과정에서 겪는 스트레스로 인해서 자녀들의 어려움을 간과하고 적절한 보살핌을 제공하지 못함으로써 자녀들의 고통이 심화될 수 있다. 이사와 관련된 의사결정, 계획수립 및 진행과정에 자녀를 적극적으로 참여시키는 것이 바람직하다. 잦은 이사가 불가피할 경우, 예방적 차원에서 정신과의사의 도움을 받을 수도 있다.

‘이사 스트레스 증후군’(Relocation Stress Syndrome)이라는 용어가 있다.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 이사하고 나서 겪게 되는 생리적, 정신사회적 장애를 뜻한다. 주된 증상으로 외로움, 우울감, 분노, 걱정, 불안이 있으며, 부수적으로 일상적인 식사습관과 수면습관의 변화, 의존성, 신뢰감의 상실 등을 보인다. 이러한 증상을 보이는 경우, 진단과 치료를 안 받고 지내던 기존의 우울증 환자가 이사의 스트레스로 인해서 증상이 악화되었을 가능성도 있으므로 면밀한 정신과적 평가가 필요하다.

나이가 들수록 자신이 살고 있던 집에서 오래 살고 싶어 한다. 주택도시연구원 박신영 박사의 연구에 의하면 '건강이 나빠지더라도 현재의 주택에 계속 거주하고 싶다'고 응답한 비율이 도시와 농촌 고령자 모두에서 높게 나타났다. 미국에서는“Aging in Place""라고 해서 노인들의 주거환경을 개선해서 본래의 거주지에서 계속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하는 정책이 시행되고 있다.

미국의 경우 공동주택의 수명이 103년으로 사람의 평균수명보다 길다. 같은 집에서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 생활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나라의 공동주택의 수명은 20년 내외이며, 길어봐야 30년 안팎이다. 한 집에 오래 살려고 해도, 재건축 때문에 여러 번 이사를 하지 않으면 안 된다. 일본에서는 재건축을 하지 않고, 여러 세대에 걸쳐 거주 가능한 “200년 주택”의 보급을 추진하고 있다는 보도가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그러한 장수명 주택이 등장하여 이사 스트레스 증후군의 근본적인 해결책이 마련되었으면 좋겠다.

성동정신병원 정신과전문의, 의학박사

작성일:2010년 05월 13일 03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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