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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승모의 정신 맑은 세상 12 - 최악의 정신병도 치료가 가능하다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1-12
이메일 hanjungwoo.82@gmail.com
수잔나 케이슨(Susanna Kaysen)은 1993년 출간한 “처음 만나는 자유(Girl, Interrupted)”에서 정신과 입원치료를 받은 자신의 경험을 공개했다. 그녀의 진단명은 ‘경계성 인격장애’. 그런데 이 병은 의사조차 치료를 꺼리는 중증의 중증인 정신병이었다. 우리 주변의 환자들 중에도 심심치 않게 나오는 병이기에 자세히 설명한다.

1967년 18세 나이에 그녀는 맥클린병원 (McLean Hospital)의 여자 정신병동에 입원했다. 입원 전 그녀의 생활은 그야말로 혼란과 혼돈 그 자체. 늘 주변을 혼란스럽게 했고, 개인적으로는 무계획적이며, 생활은 밤낮이 뒤바뀐 삶이었다. 관계도 복잡해 남자 영어교사와 잠자리를 같이 하는 통에 학교마저 떠나야 했다.

심각한 우울감, 절망감에 시달릴 밖에. 상황이 이러니 늘상 환상의 세계에 도취됐고, 바깥 세상에는 무관심했다. 그러니 방에 틀어박혀 지내기 일쑤. 이 병의 결말은 대체로 자살이다. 그 역시 아스피린 50알을 복용하며 자살을 시도했지만 다행히 조기에 발견돼 응급실에서 목숨을 건졌다.

입원 초기 그녀는 자신이 피부밖에 없는 존재라고 느꼈다고 회고했다. “몸 안에 뼈가 존재하는 제대로 된 사람인지 궁금했어요. 손가락을 입에 집어넣고 깨물자 피가 손목을 타고 흘러내렸죠.” 그는 면회 온 남자친구와 병동에서 구강성교를 시도하다 발각되기도 했다.

노벨의학상 수상자인 제임스 왓슨이 면회를 와서, 그의 빨간색 스포츠카를 이용해 병원에서 탈출하여 영국으로 함께 갈 것을 제안하였지만 그녀는 이를 거절하였다. 하지만 남자친구의 청혼을 받아들여 결혼생활을 시작했고, 이후 적절한 치료와 안정적인 결혼생활을 거쳐 기적적으로 회복했다. 그녀의 수기는 영화로 만들어졌고, 안젤리나 졸리는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하버드의대 맥클린병원의 정신과의사인 건더슨(John G. Gunderson)박사는 경계성 인격장애의 아버지라고 불릴 정도로 많은 업적을 남긴 대가다. 그는 최근 “주요 정신질환 중 정신사회적 치료가 주된 치료방법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는 유일한 질환이 경계성 인격장애(Borderline Personality Disorder, BPD)”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다행히 이런 중증의 정신병에도 치료법은 속속 나오고 있다. 인지행동치료, 변증법적 행동치료를 비롯한 여러 정신사회적 치료가 이용되고 있으며 기분의 조절과 충동 통제를 위해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억제제(SSRI)등 여러 약물이 사용되고 있다.

이 병의 유전률은 68%로 조울증과 비슷하게 높은 수준이며, 경계성 인격장애가 뇌의 질환으로 새롭게 인식되고 있다. 환자에 대한 장기 추적관찰 연구를 통해 기존의 통념과는 달리 병의 호전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되고 있으며, “예후가 양호한 질환”이라고 주장하는 학자도 등장했다. 정말 다행이 아닐 수 없다.


- 출처 : 조선닷컴
작성일:2009년 10월 20일 12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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