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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승모의 정신 맑은 세상 10 - 정신분열병 치료하기
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2011-01-12
이메일 hanjungwoo.82@gmail.com
미국 텍사스대 정신과 의사 겸 교수로 재직 중인 캐놀 노스(Carol North)는 재난정신의학분야의 최고 전문가다. 1987년 출간된 ‘Welcome, Silence’에서 그녀는 자신이 정신분열병과 싸워 이긴 경험을 공개했다.

고교시절 ‘죽으라’고 명령하는 소리를 여러 사람의 목소리로 듣게 되었는데 그녀는 이를 환청이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칼로 손목을 그은 뒤 정신과의사를 처음으로 만났지만 마음속 얘기를 전혀 하지 않았다. 환청이 점차 심해졌고, 여러 대의 헬리콥터에 의해 추적당하고 있다는 망상이 생겨났다. 정신과에 입원하여 정신분열병(schizophrenia)으로 진단받았고, ‘예후가 나쁠 것’이라고 얘기 들었지만 그녀는 열심히 공부해서 아이오와 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었다.

그녀는 의대공부의 스트레스에 상태가 악화되어 2학년 때 다시 입원, 학업을 중단하게 됐다. 음식에 환각제인 LSD가 섞여있다는 망상 때문에 식사를 거부하기도 했던 그녀는 자동차 안에서 질식사를 기도했는데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치료는 자신을 잘 이해해 주는 레미 카도렛(Remi Cadoret) 박사를 만나게 되면서 본격 진행되었다. 그는 환자가 학업에 빨리 복귀할 수 있기를 희망했는데 여러 약물치료에도 불구하고 호전이 없자, 고심 끝에 당시 실험적으로만 거론되고 있던 혈액 투석(dialysis)치료를 시도해 보기로 결심하였다.

여러 난관을 뚫고 투석치료는 시작되었고, 두 번째 투석치료 후 오랜 세월 그녀를 괴롭혀온 환청을 비롯해 모든 증상이 사라지는 기적이 일어났다. 아주 오랜만에 경험하는 고요함이었다. ‘Welcome, Silence!’ 병에서 회복되었음에도 복학이 허용되지 않자 그녀는 20곳의 의과대학에 편입을 요청하였다.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의과대학이 그녀를 받아들이기로 결정하였고, 우수한 성적으로 1983년 졸업한 뒤 레지던트 수련을 통해 정신과의사로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게 되었다.

현재 투석치료는 정신분열병의 공인된 치료법이 아니며, 노스 박사는 자신의 정신분열병 환자에게 이 방법을 한 번도 권유한 적이 없다. 이에 관한 연구가 1970년대 후반부터 일부 있었지만 확실한 치료효과가 입증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녀의 회복에 대한 갈망, 포기함이 없는 정신과 의사의 열정, 꾸준히 복용해온 치료약물의 누적된 효과가 복합적으로 어우러져 기적이 일어난 것은 아니었는지 모르겠다.

정신분열병은 전체 인구의 1퍼센트에서 발생하는 매우 심각한 정신질환이다. 발병 후 치료받지 않은 기간(DUP)이 짧을수록 치료 반응이 좋고 예후가 양호하다고 알려져 있다. 예전보다 치료효과가 뛰어나고 부작용을 줄인 치료약물들이 많이 개발되어 나와 있다. 철저한 정신과치료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 출처 : 조선 닷컴
작성일:2009년 10월 20일 11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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